DAY 2

아침에 일어나 호텔 창문으로 해가 밝은 예루살렘을 처음으로 보았다.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유럽의 작은 동네 같았다. 오늘 하루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해달라 간절히 기도 하고 호텔을 나섰다.  

Jaffa Gate
문안에 기도하는 종교인

버스를 타고 예루살렘 올드시티 서편에 있는 Jaffa Gate로 향했다. 오기 전 나름대로 지도 공부를 통해 성경에 언급된 장소들의 위치를 숙지했지만, 이스라엘이 처음인 나에겐 역부족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관광객과 그사이에 보이는 유대인, 아랍인,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 도시를 파악해 보려 애를 쓰는 사이 우리는 이미 구 예루살렘 도시 안에 들어와 있었다. 

성벽 위로 올라가는 길
시온 문 성벽에서 본 성전 남쪽 벽과 그위에 사원

계단으로 올라가 성벽 위를 걷기 시작해 시온문 (Zion Gate)까지 도달했다. 저 멀리 성전과 그 위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이슬람 사원이 선명히 보였다. 여기가 내가 그토록 읽고, 상상하고, 떠올리고, 그려봤던 성전이다. 예수께서 어려서부터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할 줄 모르냐?’ 하셨던 곳, 노하셔서 상인들의 상을 엎으시고, 멀리 감람산에서 바라보시며 우셨던 곳, 지성소와 예수의 죽으심으로 찢긴 휘장이 있었고, 베드로가 성령을 받은 후 삼천명에게 전도를 했던 바로 그 성전이다.

“예루살렘이여
내가 너의 성벽 위에 파수꾼을 세우고
그들로 하여금 주야로 계속
잠잠하지 않게 하였느니라
너희 여호와로 기억하시게 하는 자들아
너희는 쉬지 말며
또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세워
세상에서 찬송을 받게 하시기까지
그로 쉬지 못하시게 하라”
이사야 62:6~7

이 구절은 마지막 날에 예루살렘을 다시 보건 하시려는 하나님의 예언이다. 여기서 파수꾼 (watchmen)의 히브리 원어는 노즈림(נוצרים‎)으로 뜻은 ‘원래 가르침을 지키는 자’ 이며 그리스도인을 일컫는 단어와 동일하다. 100년 전만 해도 유대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우리가 하는것 처럼 예루살렘 도시의 성벽을 걷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사모하는 행위라 했다.

성벽에서 기도하고 있는 유대인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그 날에는 내가 저는 자를 모으며
쫓겨난 자와 내가 환난 받게 한 자를 모아
발을 저는 자는 남은 백성이 되게 하며
멀리 쫓겨났던 자들이 강한 나라가 되게 하고
나 여호와가 시온 산에서 이제부터 영원까지
그들을 다스리리라 하셨나니”
미가서 4:6~7

이 또한 다시 복구될 예루살렘에 대한 예언이라며 이 구절을 읽으면서 우리 그룹에 같이 온 장애인 친구를 바라보며 눈물 흘렸다.

성벽에서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

정통 유대인 인도자는 자신의 나라에선 3,000년 정도 되어야 오래된 거라고 쳐준다며 미국에선 역사가 짧아 50년만 지나도 골동품이 되는 문화와 비교했고, 자신의 나라는 모든 것이 작지만, 강렬 (intense) 하다 했다. 이유인즉 하나님께서 아브라함부터 예수 때까지 역사하신 모든 내용이 아브라함에게 모리아 산 위에서 동서남북을 보여주신(창 13) 그 땅들 위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며 앞으로 그것이 무슨 뜻인지 눈으로 보게 될 거라 했다.

우리는 걸어서 성전의 남쪽벽의 계단에 도착했다. 평소에 평민들과 종교 지도자들이 사용하던 문이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여기서 설교하고 상인들이 사고팔기도 하며 나아가 베드로가 성령을 받은 후 그 당시 유월절에 몰려왔던 수천 명의 유대인들에게 예슈아가 메시야라는 설교를 한곳이다.

예수당시 성전을 재현한 모형

유대인 인도자는 성전의 계단은 일정하지 않으며 그 이유는 이 계단을 오를 때 아무 생각 없이 걷지 않고 계단 하나하나를 신중히 밟으며 시와 찬미로 하나님을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며 자신들이 성전에 올 때 부르는 히브리어 노래를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어디에 흩어져 있던 예루살렘으로 가는 것을 “오르다”(ascend)고 하며, 위치적으로 산 위에 있고, 영적으로는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드는 것을 의미한다(lift). 또한 시편 120~134장은 ‘The Psalms of Ascent’로, 성전을 향해 올라가는 동안 읽는 시편들이다.

“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자 할 때에 내가 기뻐하였도다 

예루살렘아 우리 발이 네 성문 안에 섰도다

예루살렘아 너는 잘 짜여진 성읍과 같이 건설되었도다

지파들 곧 여호와의 지파들이 여호와의 이름에 감사하려고 이스라엘의 전례대로 그리로 올라가는도다  

거기에 심판의 보좌를 두셨으니 곧 다윗의 집의 보좌로다 

예루살렘을 위하여 평안을 구하라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는 형통하리로다 

네 성 안에는 평안이 있고 네 궁중에는 형통함이 있을지어다 

내가 내 형제와 친구를 위하여 이제 말하리니 네 가운데에 평안이 있을지어다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집을 위하여 내가 너를 위하여 복을 구하리로다”

시편 122장

시편을 읽으며 계단을 오르고 그 위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손을 얹고 기도하였다. 저들이 평생 주의 전을 사모하고 거기서 나오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게 해달라고. 세상에서 천날보다 주의 전의 문지기로의 하루를 더 귀하게 생각하는 자들이 되게 해달라고.

이때 Jewish Christian Relation을 맡고 있는 정통 유대인이 와서 아이들에게 창세기 일장에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의 히브리어 해석을 해주었다. 저녁은 카오스 (chaos)를 아침은 규칙 (order)를 뜻하며 첫날의 빛은 시간이 없으신 하나님이 물질 세상에 시간, 곧 과거 현재 미래를 창조하신 것이라 했다. (하나님은 시간 안에 거하시지 않는다) 그래서 시간은 거룩한 것이고 때와 절기를 주심으로 우리가 더듬어 하나님을 찾게 해주신 것이기에 아이들에게 미래는 우리 것이 아니고 그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현대 문화가 다들 무책임한 자유를 외칠 때 참 자유는 자원하는 심령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마무리했다.

그는 유대인이기에 예수께서 우리에게 값없이 주신 죄와 사망으로부터의 자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는 진리로 자유했고 그로 인해 그분이 주신 계명을 사랑하는 자들이다. 성전은 눈에 보이는 예루살렘 성전만이 아닌 예수의 몸이며 나아가 우리는 그 성전을 이루는 돌들이기에 그 자리에 앉아 느끼는 감동은 그 유대인이 우리에게 주려 했던 것보다 더 컸을 것이다.

시간에 대해 설교해주신 유대인 선생님과 단체사진
성전 서쪽벽 (통곡의 벽)

도무지 하루 만에 소화할 수 없는 무거운 말씀들과 감동을 되뇌며 우리는 서쪽벽으로 향했다. 통곡의 벽이라고도 불렸던 이곳은 성전 안쪽이 (뜰, 성소, 지성소) 현재 무슬림들의 정권 아래 있기에 유대인들이 지성소에 현재로서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장소이다.

열왕기상 8장에서 솔로몬이 성전을 봉헌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너무나 강렬해서 제사장들이 감히 서서 섬기지 못했던 곳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그토록 간절히 성전의 복구를 바라며 눈물로 그 벽에 얼굴을 대고 기도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 성전의 돌들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우리가 바라는 건 그 성전을 헐면 삼일만에 다시 일으키겠다고 하신 성전의 실체, 예수그리스도의 다시 오심과 그가 그의 공의로 다스리는 나라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몸을 앞뒤로 흔들며 몇 시간씩 토라를 읽고 기도하는 유대인들을 보며 아브라함을 사랑하시고 그 후손에게 언약하신 하나님의 저들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느꼈다.

서쪽벽을로 가는길에 보이는 남쪽 계단의 저녁풍경
서쪽벽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남쪽계단의 저녁풍경

호텔로 돌아가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안식일을 준비하는 유대인들을 보기 위해 다시 서쪽벽으로 돌아왔다. 안식일은 금요일 해질 때부터 시작해서 토요일 해질 때 끝난다. 그래서 금요일 해지기 전, 유대인들이 서쪽벽에 모여서 찬양을 하며 춤을 춘다. 하나님의 안식에 참여하는 기쁨으로 모든 일을 내려놓고 찬양을 하며 강강술래처럼 원을 그려 손잡고 춤추는 모습은 내가 지금까지 알던 안식일에 대한 편견을 단번에 무너뜨렸다.

저들에겐 세상을 뒤로하고 오로지 하나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기쁜 날인 것이다. 저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저들을 위해 주신 선물인것이다. 과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안식을 하는가? 핸드폰을 십 분도 내려놓지 못하는 내가 안식이 뭔지를 알기나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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